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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6/06/23 12:56:06
Name   당근매니아
Subject   지금 돈 벌기 vs 미래의 소비자 만들기
1. 미국인 아조씨와 화상영어하다가 권투 이야기가 나왔는데, 맥락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여튼간에 본인이 어렸을 때는 TV에서 권투가 공짜로 중계되었고, 주변 친구들 모두가 권투와 챔피언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유료중계를 보지 않으면 경기를 즐길 수 없게 되었고, 점진적으로 권투가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졌다는 얘기.

요새도 권투 선수들 돈 많이 버는 거 같긴 한데, 당장 헤비급 월드챔피언이 누군지는 저도 모르고 남들도 모를 듯 합니다.


2. 제가 취미로 드는 것 중에 워해머 미니어쳐 도색질이 있는데, 사실 예전에 반짝 하다가 지금은 '해야지' 라면서 모델만 사놓은 상태입니다.
박스 포장도 안 뜯은 채로 창고에서 얌전히들 드르렁드르렁하고 있지요.

이 미니어쳐 가격이 최근 몇년 사이에 미친듯이 올랐습니다.
영국회사에서 만드는 것이니만큼, 브렉시트니 코로나19니 뭐 다 직격으로 맞았겠으나, 그와는 별개로 그냥 GW가 깨달아버린 거 같아요.
'아 이 가격으로 팔아도 사는구나' 하구요.

덕분에 이제 제대로 게임으로 접근하려고 들면 시작부터 50만원 정도 박아야 정규게임이 가능한 씬으로 바뀌어 버린 느낌입니다.
거기다가 도색용 붓이나 물통, 각종 도료들은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고 말이죠.
헨리카빌이 이 취미로 꽤 유명한데, 그 시절 키트에 비하면 물가 대비 가격이 말도 안되는 수준으로 오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몇년 전에 제가 입문할 때까지만 해도 이 정도 부담이 가는 수준은 아니었거든요.

여튼간에, 지금 당장은 GW 매출도 오르고 주가도 계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만, 이게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애들때부터 차곡차곡 팬층이 되어 그게 누적되어 지금의 소비자들이 축적되었는데,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까요.
애기들 용돈으로 접근 가능한 수준을 아득히 넘어버린 상황 아닌가 싶어요.


3. 비슷하게 좀 걱정스러운 게 KBO입니다.

제가 2010년 야구 보기 시작한 이후로 KBO는 계속 고점 갱신을 반복해온 걸로 보입니다.
소위 2008 베이징 세대가 야구씬으로 우르르 몰리기도 했고, 그 뒤로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지만 동시에 운영도 잘했고 시류도 잘 올라탄 걸로 보여요.
저야 뭐 키움이 박병호 버리고, 유망주는 죄다 MLB 가고, 팀은 꼴아박는 와중에 흥미가 떨어져서 요새는 F1이나 보고 있습니다만.

그리고 몇시즌 전부터는 기존의 무료중계 체제에서 유료기반 서비스로 갈아탄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예전에도 케이블tv로 보려면 추가 비용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인터넷 중계는 항상 무료였으니까요.

이게 잘 정착되면서 허구연의 업적 목록 중 하나로 올라가 있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몇년 동안 쌓아온 팬층을 기반으로 수익화에 성공한 사례로 볼 수 있을테니까요.
근데 미국 복싱계에서 벌어졌던 일이 결국 다시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스포츠로서 자녀들에게 그대로 대물림하면서 인기가 이어질 수 있을런지요.

MLB 역시 시청층 고령화를 리그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로 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요새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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